평소 회사에서는 미쯔비시 社의 시그노 DX 0.28을 쓴다. 문구점에 갔다가 우연히 사게 된 이후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글 쓸 일이 많아지면서 단색 펜 사용의 불편을 겪게 되었다. 아무래도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거나 밑줄을 그을 용도로는 빨간색을 자주 쓰다 보니 이 펜 저 펜을 번갈아 가며 쓴다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추억의 삼색볼펜
그 대책은 바로 멀티펜. 옛날 멀티펜만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요즘 나오는 멀티펜들은 정말 좋은 제품이 많다. 그 많은 제품들 중 내가 선택한 제품은 시그노DX와 같은 라인 제품인 스타일핏이다.
멀티펜 케이스와 볼펜 심을 따로 사야 하기 때문에 합쳐 놓으면 꽤 가격이 나가긴 하지만 정말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전에 사용하는 펜과 동일한 펜 심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필기감도 좋았고 필기시 번거로움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멀티펜에도 단점이 있었으니 플라스틱 재질로 인한 미끄러운 그립감과 제품 내구성. 그립감은 감안하고 쓸 수 있다 치더라도 얼마 쓰지 않았는데 약한 내구도 때문에 펜의 중간 결합부에 금이 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보급형으로는 안되겠다 생각해서 고급형으로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다. 스타일핏의 고급형은 마이스터라는 이름이 붙어서 나오는데 현재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스타일핏 마이스터 5색
스타일핏 마이스터 3색
단순히 펜에 넣을 수 있는 개수의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격은 절대 그렇지 않다. 5색 마이스터는 5000 ~ 6000원인 반면 3색 마이스터는 무려 12000원이나 한다. 3색 마이스터는 메탈 재질 바디에 트위스트 방식으로 펜의 종류를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 5색 마이스터 보다 더욱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이 비싸다 생각은 했지만 필기하다 펜에 금이 가는 사태를 경험한 이후였기에 망설임 없이 3색 마이스터를 주문하였다.
제일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메탈릭 버전
마이스터 버전인 만큼 튼튼했고, 트위스트 방식은 기존 방식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하나의 단점이 있었었으니 정말 너무너무 미끄러운 그립감. 그립감이 너무 안 좋아 미끄러운 바디를 잡기 위해 손에 힘을 주게 되니 금새 지쳐버렸다.
펜은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이 그립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계속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이미 스타일핏 리필심을 10개나 구매해 놓은 상태 그립감을 높이는 쪽으로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는 글씨 교정용으로 사용하는 제품
그리하여 구매하게 된 엔젤그립.
장착해 보았다.
FAIL !!!!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같은 규격의 다른 회사의 멀티펜을 서로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파이롯트 프릭션 우드그립과 스타일핏 마이스터 5색 바디의 조합.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그립감!!
그리고 완성된 그립감을 개선한 스타일핏. 우드그립이 2000円에 육박하는 고가이기는 하나 완성된 펜을 보니 돈이 아깝지 않은 퀄리티였다. 펜의 총 가격을 계산해보니.
파이롯트 프릭션 우드그립 멀티펜 3색(27,000원)
스타일핏 마이스터 5색(6,000원)
스타일핏 볼펜 심 5개(7,500원)
총 4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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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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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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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0원!!!!
비록 어마어마한 가격의 펜이 탄생하고 말았지만 훌륭한 그립감과 우드의 고급스러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핏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모든 것을 감안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갑자기 필이 꽂혀 뚝딱뚝딱 만든 것치고는 (사실 조립만 했지......)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