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최고 기대작 위쳐3. 평소 RPG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위쳐1, 2는 PC게임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잘 알지 못 했다. 게다가 한글화도 되어 있지 않아 유저들이 만든 한글 패치를 설치하여 게임을 해야 했고, 최근에는 PC게임은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인트라 게임즈의 위쳐3 한글화 발표로 위쳐에 관련된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들이 입을 모아 기대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위쳐3를 같이 기다리게 되었다.
모--두를 기대하게 만든 위쳐의 그래픽.
게임의 시작과 함께 접하게 되는 위쳐의 그래픽. 위쳐를 플레이하는 사람들 모두 입을 모아 칭찬하였지만, 중간중간 프레임 드롭 문제로 말이 많았다. 나 같은 경우 디지털 콘텐츠로 구매를 하였는데 남들이 말하는 프레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아마 패키지로 구매한 사람들만 겪는 현상인듯했다. 플4는 디지털 구매가 답인듯......
RPG류 게임은 퀘스트 수행을 하기 위해 넓디넓은 맵을 뛰어다니는 일이 많은데 위쳐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일은 지루한 일이 아니다. 햇살을 머금은 나무 잎들이 흔들거리고, 대지의 들꽃들은 바람을 따라 살랑살랑 춤을 춘다. 그 사이사이 사슴들이 풀을 뜯고 있거나 혹은 늑대들이 나타나 주인공을 위협하기도 한다.
맵의 많은 들꽃들은 연금술에 쓰이는 재료들인데 배경에 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버튼이 뜨지 않는다면 그냥 배경이라 생각하고 지나가기 쉽다. 하지만 미니맵의 표시되기 때문에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또 게임 특성상 말을 타고 자주 이동하는데 약초를 캐려면 말에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약초를 캐는 건 꽤 번거로운 작업에 속한다. (필자는 쉬운 모드를 선택하여 플레이하였기 때문에 약초 캐는 일이 더욱 귀찮았다.)
주인공 바로 옆에 약초밭이 있지만 맵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방대한 크기의 맵만큼 수많은 NPC들이 존재하는데 각각의 NPC는 자신의 성격을 가지고 그 성격에 맞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한다. 위쳐의 NPC는 그저 퀘스트를 주거나 물건만 파는게 아니다. 상인 NPC같은 경우 위쳐가 물건을 팔고 싶어도 상인이 가진 소지금이 모자라 물건을 못 파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초반에 돈 모으기도 힘든데 NPC가 돈이 없어 아이템을 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흔한 전쟁터의 폐지 줍는 노인.
여러 가지 상황들 주인공의 선택 등등 NPC와의 관계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NPC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고, 단단히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웬만하면 주변 NPC를 도와주는 식으로 플레이라면 말을 걸 때마다 NPC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나중에 주인공이 하게 되는 선택이 NPC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게 놀라웠다. 예를 들어 전쟁이 나게 되면 해당 지역 NPC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이다.
동영상을 볼 때마다 몸서리 치게 만들어 주었던 미녀 삼총사.
정말 보기 싫었어. 진심으로......
그래픽만큼이나 찬사를 받은 탄탄한 스토리. 위쳐는 소설로 읽으면 더 재미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데 3부터 시작한 나로서는 조금 공감하기 힘들었다. 1,2편을 모두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스토리의 큰 줄기를 따라갈 수 있겠지만 나처럼 3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은 스토리를 모두 이해하고 넘어가긴 힘들 거 같다. 그래도 중간중간 나오는 에피소드의 구성이 탄탄한 걸 보면 나중에 소설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적은 적이지만 적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무......
위쳐는 메인 퀘스트의 양도 많지만 서브 퀘스트의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 맵의 모슨 퀘스트를 깨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다른 맵으로 이동하고 나니 정말 큰 맵의 수많은 퀘스트 물음표들이 있었다. 물음표 하나당 퀘스트 하나 이런 식도 아니고 연퀘로 이어지기도 하니 정말 엄청난 양의 콘텐츠이다.
맵을 축소하면 더 많은 물음표들이 반겨준다.
퀘스트가 RPG의 꽃이라 할 수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바로 전투이다. 그래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방대한 퀘스트로 탄성을 자아냈지만 실상 유저들이 겪은 전투는 민숭민숭과 밋밋함이었다. 또 하필이면 위쳐3가 발매되기 전 사람들이 블러드본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전투의 밋밋함을 느껴야 했고,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필자는 난이도까지 제일 쉬운 난이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의 밋밋함을 제대로 느끼고 있었다.(바로 전 플레이했던 블러드본의 영향이 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일 어려운 난이도를 택한 유저들은 제대로 전투를 즐기고 있는듯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통 RPG치고는 수준급 액션이라는 말도 있었다.
난이도 조절로 전투 스타일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를 선택하여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노멀이 쉽다는 것만 기억하자.
정통 RPG를 많이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접하게 된 위쳐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여기저기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도 만족스러웠고, 적당한 난이도의 전투로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물론 난이도는 필자 기준.) 무엇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개발자들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그래픽과 스토리, 개발력까지 3박자가 어우러진 게임이었다.